유송 황제 전폐제 유자업 엿보기

중국 남북조 시대 유송의 제 5대 황제로, 폐위를 당해 묘호도 시호도 없이 폐제로 칭한다.

 

유송에는 두 명이 폐제가 있는데, 전자는 전폐자 유자업, 후자가 후폐제 유욱이다.

 

전폐제는 사치와 향락에 깊이 빠져 대략 1년여의 제위 기간 중에 끊이지 않고 악행을 선보였다.

 

짧은 재위 기간에도 불구하고, 연호를 대업(5개월), 영광(8개월), 경화(2개월)로 3개의 연호를 사용했다.

 

 

 

<주요 언행>

1. 아버지 효무제가 성질이 급하고 실수가 잦은 탓에 질책을 하였던 것인데, 황제가 된 후 보복심에 아버지의 능을 파묘하려다 신하들의 강력한 간언으로 포기. 결국 아버지를 코주부라 욕하며, 똥을 능에 뿌리고 돌아가다.

 

2. 아버지의 능을 파묘하려다 실패한 이후 아버지 효무제의 총애를 받았던 계모 은귀비의 묘를 파묘하다.

 

3. 이복동생이자 육촌 동생인 유자란에게 사약을 내려 죽이다. 아버지 효무제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란 이유다.

그런데 유자란이 이복동생이자 육촌 동생이란 관계는 결국 효무제와 은귀비의 관계가 근친이었다는 의미가 된다.

 

4. 즉위 몇 달 후, 어머니 왕헌원이 아파서 그를 부르자, “환자들이 있는 방에는 귀신들 천지라 하던데, 내가 어떻게 가겠는가?”라며 거절하였다.

결국 왕씨는 “칼을 가지고 와서 내 배를 가르거라! 내가 어떻게 저런 비린내나는 애를 낳았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으며, 끝내 얼마 뒤에 사망했다.

 

 

 

 

<주요 에피소드>

1. 전폐제 유자업의 아내는 하영완인데, 하영완은 유자업에게 5촌 당고모였다.

처남이자 당숙인 하매는 전폐제에 의해 죽었으며, 당숙모이자 친고모인 신채공주는 전폐제의 첩이 되었다.

 

2. 하영완이 즉위 시점 이전에 죽었기 때문에, 황후가 없는 전폐제는 신채공주를 겁탈하고, 궁증의 여종을 죽여 신채공주가 죽었다며 장사를 치렀으며, 신채공주를 귀빈으로 삼아 성을 사씨(謝氏)로 고쳤으며, 후환을 방지하기 위해 고모부 겸 당숙부 겸 전 처남인 하매를 죽인 것이다.

 

3. 전폐제는 친누나인 산음공주와도 근친상간을 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확실하진 않다.

그런데 산음공주가 어느 날 “폐하는 육궁에 후궁이 많으면서 신은 겨우 부마 하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매우 불공평합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하자, 산음공주에게 면수, 즉 아름다운 남첩 30명을 선물했다.

산음공주는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당대 미남 이부랑 저연을 유혹했다.

그런데 저연은 남군공주의 부마로 결국 고모부를 유혹한 것이다. 결과는 실패했다고 한다.

 

4. 산음공주의 외동딸이 제나라 울림왕 소소업의 음란한 황후 하정영이니, 집안 대대로 그 피가 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5. 전폐제 유자업은 만만한 숙부들을 골라 벌거벗기고, 대나무로 만든 우리에 가두어 머리만 내밀도록 하고, 저울로 몸무게를 달기도 하고, 곤장을 때리기도 하고, 나무 그릇에 담긴 여물을 먹이는 등의 능욕을 저질렀다.

네 명의 숙부들을 돼지왕, 살인왕, 도적왕, 나귀왕으로 봉했으며, 이유는 매우 뚱뚱해서, 매우 인상이 험악해서, 매우 탐욕스러워서, 매우 어리바리 하다는 이유였다.

 

6. 어느 날 꿈에서 어떤 여자가 저주하자, 그 여자와 비슷한 여자를 죽였다.

이후에도 꿈 속의 여자를 잡으러 다니다가 돼지왕 유욱과 신하들의 지시를 받은 환관 수적지와 그의 부하들에게 살해당했다.

 

7. 위의 모든 일들이 재위 1년 남짓 동안에 벌어진 일이었다. 죽을 당시 그의 나이는 고작 16세였다.

 

 

 

<다른 일면>

전폐제 유자업은 후폐제 유욱(전폐제 유자업에 의해 돼지왕으로 봉해진 유욱과는 다른 인물로 돼지왕 유욱의 아들이다.)만큼이나 평가를 받을 만한 사안이 없다.

 

향락과 사치를 일삼았고, 죽을 당시의 나이가 고작 16세이며, 제위 기간 1년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의 인물 요약>

송서 전폐제 본기의 사론의 평가를 보면, ‘무왕이 나열한 주왕의 잘못은 폐제의 잘못의 만 분의 일도 되지 못하며, 곽광이 기록한 창읍왕의 잘못은 폐제의 잘못에 비한다면 보잘 것 없다.

 

가령 중간 정도의 재주를 지닌 군주라 하더라도 이 중 하나의 죄라도 있어서 사직을 무너뜨리고 종묘를 더럽히기에 충분한데, 하물며 두 가지의 죄악을 모두 한 사람에게 집중하겠는가! 폐제가 죽은 것 또한 다행이로다.’라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평가다.

 

사론의 평가에 한 표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