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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청불 인물 엿보기

남편의 종과 결혼한 조선 왕족 이구지 엿보기

by ISTJ, 회계쟁이 202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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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의 장남이자, 세종대왕에게 본심이었든 본심이 아니었든 간에 왕위를 양보한 양녕대군의 서녀다. 이구지의 어머니는 신분이 미천했던 양녕대군의 여종이었지만, 아버지가 양녕대군이었던 탓에 신분은 현주(왕세자의 서녀에게 주던 정삼품 봉작)에 해당한다.

 

어우동만큼이나 성종를 심히 괴롭힌 인물이다. 결국 조선 왕조 내내 음란함의 대명사로 매도당하였으며, 선원록(조선 왕실의 족보)에도 실리지 못한 인물이다. 어우동 등과 달리 역사에서 철저하게 묻혀버린 인물이기도 하다.

 

 

 

<주요 언행>

1. 이구지는 별제 권덕영와 결혼하였으나,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말에서 떨어져 사망하게 된다.

이후, 이구지는 남편의 종 천례와 간통하여 준비라는 이름의 딸을 낳았고, 후에 그 딸은 평민에게 출가하였다.

 

2. 이구지는 딸인 준비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우리 아이는 왕실의 자손이다.'라고 떠벌리고 다니다가 사헌부의 감찰에 접수되었다고 하며, 관아로 끌려가 추국을 당하면서 왕실에까지 그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3. 한편 종 신분이었던 천례가 갑자기 말을 타고 비단 옷을 걸치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천례 역시 사람들의 의심을 사게 됐고, 이는 소문으로 확산되었으며, 결국 사헌부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천례는 왕실 여자와의 간통죄를 마지막까지 인정하지 않았으며, 마을 사람들을 불러 대질심문을 해도 아니라 부인했다고 한다. 천례는 지독한 고문을 받다가 결국 옥사한다.

 

4. 당시 왕실과 성종은 이 일을 불문에 부치고자 하였으나, 결국 사단이 벌어진다.

 

5. 사헌부 장령 허계가 이구지를 국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주요 에피소드>

1. 이구지와 남자 종 천례가 살림을 차렸다는 말리 도성에 퍼지자, 사헌부 장령 허계가 성종에게 신분을 뛰어넘은 금지된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을 붙잡아 국문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다.

허나 왕실의 반응은 왕실과 관련된 좋지 않은 소문을 입에 담은 허계를 파직하고 벌을 주라는 분위기였다.

 

2. 집안 일은 각자 알아서 하면 되는 일이고, 왕실의 좋지 않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추는 허계에게 성종은 결국 왕실의 일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좋지 않은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죄로 그의 관직을 거둔다.”라며 벌을 내리다.

 

3. 허계의 일이 있었음에도 사헌부와 사간원의 관리들이 그녀를 계속 탄핵하다.

 

4. 이구지는 결국 왕명으로 사사되다.

성종은 이구지와 천례 간의 사랑을 사랑으로 보지 않고 음란한 여인과 종의 간통사건으로 단순히 치부하려고 했다 한다.

 

5. 종 천례와의 사이에서 얻는 딸은 이구지가 이미 출가한 상태라서 연좌죄에 걸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른 일면>

1. 일설에는 딸인 준비가 이구지의 친딸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 설에 따르면, 종 천례의 아내가 딸을 낳고서 도망갔다고 한다.

 

2. 그 와중에 천례가 말을 타고 비단 옷을 입고 다니기 시작하니, 이구지와 천례가 간통했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3. 이구지는 준비가 고생하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결혼 준비 과정에서 남편될 사람의 집안에 준비는 양녕대군의 외손녀이고 왕실의 자손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는 준비가 자신의 딸이라 인정하는 것이고, 커다란 부메랑으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나의 인물 요약>

1. 조선의 법으로 양반이 여종에게서 얻은 자녀들은 중인이 되고, 왕족이 여종에게서 자녀를 얻었을 경우에는 천민으로 간주하지 않고 왕족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왕족이나 양반이 노비에게서 얻은 자녀는 조선의 법률상 천인이 아니기에 천인과 결혼할 없었다.

 

2. 이구지는 남편의 종이었던 천례와는 조선의 법상으로 결혼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3. 성종은 단순한 간통사건으로 치부하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

 

4.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이구지는 선원록에서 배제되고, 역사에서 지워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품행이 부정하거나 세 번 이상 개가한 양반 여자의 이름과 소행을 적어두는 대장인 자녀안에 이름을 올라가게 되었다고 한다.

 

5. 다른 일설이 사실이라면, 사랑하는 남자에게 좋은 말과 비단을 선물하고, 자신이 낳지도 않은 딸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왕족이라 칭하는 모습은 진실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취할 수 없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나는 차라리 다른 일설이 맞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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